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최근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사고로 당시 12세였던 이도현 군이 숨졌고, 그의 가족은 **차량 제조사인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9억 2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5년 5월 13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제조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건 개요: 할머니 운전 중 손자 숨져…30초간의 공포
사건은 2022년 12월, 강릉시내 도로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도현 군의 할머니는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지만 차량은 갑자기 30초 가까이 급가속했고, 결국 도로변 구조물에 충돌하며 손자 이도현 군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가족 측은 이를 명백한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라 주장했습니다.
운전자의 다급한 외침인 “이게 왜 안 돼, 도현아”라는 블랙박스 음성도 공개되며 대중의 안타까움과 함께 급발진 가능성이 공론화됐습니다.
재판부의 판단: “ECU 결함 아닌 페달 오조작 가능성”
하지만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판사)**는 이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의 실수로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 EDR(사고기록장치) 분석 결과: 사고 직전 약 30초 동안 ‘풀 액셀(가속 페달 최대 밟기)’ 상태가 기록되었고, 이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차량 시스템 자체의 기계적 결함은 없으며,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 블랙박스 영상 분석: 음성 분석과 영상 프레임 간 충돌 시간 등을 검토했지만, 제조사의 과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는 되지 못했습니다.
- ECU 소프트웨어 전문가 증언: 사고 당시 차량의 전자제어 시스템이나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의 비정상 작동 흔적은 없었다는 진술도 핵심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법원은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결함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운전자 실수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가족 측 주장: “30초 동안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혼동? 말도 안 돼”
이도현 군의 가족은 판결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가족 측은 다음과 같이 반박합니다.
- 30초간의 급발진은 단순한 페달 오조작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이다.
- 노인 운전자라도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30초나 혼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 사고 직후 할머니가 외친 음성, 가족이 평소 차량을 사용한 기록 등은 ECU 결함 의심 정황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가족 측은 현장 실도로 재연 시험과 전문가 감정 의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제조사의 책임을 입증하려 했지만, 현행 법체계상 차량 급발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급발진 사고의 법적 쟁점: 운전자 실수 vs 차량 결함
이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닌, 한국 사회에서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제조물 책임법상 결함 입증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음
- 차량의 결함 여부는 원고 측(도현 군 가족)이 입증해야 합니다.
- ECU, 브레이크, EDR 등 복잡한 기계적 요소의 결함을 일반인이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 운전자 실수로 인한 사고로 추정되는 관행
- 국내에서 발생한 다수의 급발진 의심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 실수(페달 오조작)**로 결론지어졌습니다.
- 제조사 측은 EDR 분석자료 등 기술적 근거를 토대로 자사 책임을 피하려는 방어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국민 여론은?
이번 판결 이후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조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와 함께, 피해자 가족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30초간 풀액셀이 운전자 실수라고?”
- “노인 운전자 탓으로 몰아가는 건 무책임하다.”
- “이번 기회에 급발진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한편, 차량의 EDR 신뢰성에 대한 법적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향후 관련 법 개정과 제도 정비에 대한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항소심의 결과는 달라질까?
이상훈 씨를 포함한 도현 군 가족은 항소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급발진 사고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법원은 여전히 기술적 결함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 중심의 접근을 요구합니다.
향후 항소심에서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의 급발진 사고 대응 체계가 어떻게 바뀔지는 지켜볼 일입니다.